흔들리다

파랑展 / PARANG / painting 2014_0508 ▶ 2014_0529 / 주말, 공휴일 휴관

파랑_In mental hospital_캔버스에 유채_100×100cm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기획 / (재)이랜드문화재단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 공휴일 휴관

이랜드 스페이스E-LAND SPACE서울 금천구 가산동 371-12번지 이랜드빌딩Tel. +82.2.2029.9885www.elandfa.org

이랜드스페이스는 5월 8일(목)부터 29일(목)까지 "이랜드문화재단 4기 공모작가"로 선정된 파랑의『흔들리다展』을 개최한다. 그림일기와 같이 매일의 일상을 기록하는 파랑작가의 작품에는 개인의 삶에서 자주 경험했던 절망, 불안, 공포, 우울, 슬픔 등의 감정이 블루톤의 화면으로 나타난다. 개인의 내면적인 고통과 존재론적 불안을 표현주의적 기법으로 그리고 있다. 작가는 인간의 지닌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느낀 그대로 솔직하게 그림으로 말한다. 작가 자신이 지닌 그리기의 열망을 삶의 열망으로 환원시키며, 예술혼을 태우는 파랑의 그림에는 관람자 스스로에게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하는 묘한 힘이 내재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는 신작을 포함해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 이랜드 스페이스

파랑_남자아이_캔버스에 유채_116.5×91cm_2013
파랑_당신의 부재가 나를 관통했다-1_캔버스에 유채_61×73cm_2013

지독한 그리기의 열망 ● 거칠고도 빠른 붓질로 이뤄진 이미지다. 자신의 감정과 에너지를 순간에 담아내려는 듯, 화면에는 찰나의 떨림과 파장이 담겨있다. 개인의 내면적인 고통을 그린 에르바르트 뭉크(Edvard Munch)의「절규 The Scream」나 인간의 폭력성과 존재적 불안감을 표현한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일그러진 신체그림이 연상된다. 뭉게진 얼굴의 인물표현, 흘러내리는 물감, 정리되지 않은 선들이 주를 이루는 이러한 표현주의적 기법은 화면의 역동성을 더해주며 강렬한 인상을 준다. ● 힘찬 붓질로 만들어진 파랑의 그림에는 인물형상이나, 숲의 풍경, 혹은 삽화 같은 일상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담겨 있다. 작가는 살아 움직이는 것들, 희로애락이 담긴 삶의 한 단면들을 그림으로 풀어내며, 자신의 감정이자 인간이라면 누구나 지닌 다양한 감정들을 그림에 분출한다. 이러한 작품이 일종의 "그림일기"라고 고백하는 작가는 그날 그날의 일상을 캔버스 안에 담아 내고 있다. 매일의 일상을 정해진 시간에 기록하며, 오직 자신이 관심 있는 것에 대한 유희적 그리기의 열망을 담아낸 것이다. 이는 마치 놀이에 근거한 어린아이들의 그리기와도 닮아있다. 그래서인지 파랑의 그림에는 하나의 주제에 몰입한 연작시리즈가 아닌 다양한 주제와 표현기법이 나타난다. 즉흥적이고 비이성적인 사유를 작품화하는 작가의 성향으로는 어쩌면 시리즈작업이 불가능한 게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파랑_무제_캔버스에 유채_53×41cm_2014
파랑_나는 길에 떨어진 내 가슴의 울음을 발견했다_캔버스에 유채_41×32cm_2012

파랑의 창작태도는 단순하고 확고하다. 스스로가 현대미술의 사조나, 난해한 이론을 자신에게는 공허하게 울려퍼지는 메아리로 치부하며, 이에 기생하는 창작방식을 거부한다. 현대미술이 지나치게 이론에 치중해 개념과 아이디어만 난무한 작품으로 흘러가는 것과는 다르게, 파랑의 작품에는 예술창작 본연의 그리기의 열망이 가득하다. 또한 하나의 스타일에 정착하며, 그 스타일에 한계를 만드는 것을 경계한다. 그렇기 때문에 파랑의 작업이 다양한 주제와 형식으로 나타나는 이유이다. 이러한 파랑의 작품세계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지독한 그리기"라고 말하고 싶다. 그림일기와도 같은 파랑의 작품에는 슬픔과 우울, 그리고 인간 내면의 깊은 존재론적 불안이 깔려있다. 「당신의 부재가 나를 관통했다」, 「산산조각나다」, 「아무도 나를 읽어버렸다고 신고하지 않는다」, 「나는 길에 떨어진 내 가슴의 울음을 발견했다」와 같이 명제에도 작품에 관통하는 "우울"이 구체적인 상황과 감정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러한 작가의 내면세계가 블루톤의 색채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파랑이 무의식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블루"라는 색이 상징하는 것은 우울하고 차가운 것이다. 작가 개인의 삶에서 자주 경험했던 절망, 불안, 공포, 우울, 슬픔 등의 감정이 블루톤의 작품으로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본다. 또한 작가의 가명이 "파랑"이라는 것도 자신의 작품세계와 일맥상통한다.

파랑_조금씩 비껴가는 탓으로 우리는 때 없이 송두리째 흔들리곤 한다_캔버스에 유채_162×130cm_2014
파랑_이별_캔버스에 유채_91×73cm_2013

그렇다면 지극히 사적이고, 자폐적인 이 그림들이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작품에 나타난 감정들은 우리가 외면하고픈 어두운 것들이다. 작가는 바라보기 싫은 부정적인 감정을 외면하고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받아들이며 캔버스 안에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이때 작품은 작가 개인의 치유의 장으로 존재하며, 그것들이 작가 개인만의 감정이 아닌 누구나가 경험하는 보편의 것들이라는 점에서 감상자에겐 공감대를 불러일으킨다. 원래 힐링이란 마음의 무거운 것을 열고, 그 오픈한 것들이 서로 만나는 순간에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어둡고 강렬하며 무거운 그림이지만, 파랑의 작품과 만났을 때 감상자는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의 것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들이 나만의 고통, 자신만 겪는 아픔이 아니라는 점에서 힐링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파랑의 그림이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그것이 작가 개인만의 감정이 아닌, 누구나가 경험하는 것들이라는 것이다. ● 예술가들이란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해 열린 감성으로 바라본 것들을 자신만의 독특한 필터링 방식과 표현기법으로 번안해내는 자들이다. 시각예술가들은 그 작품을 통해 우리의 망막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며,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가슴에 큰 울림과 파장을 선사해 준다. 본다는 것, 시각이라는 것은 원초적이고도 직접적인 자극이기에 시각이미지 생산자들의 그 영향력은 타 장르의 예술가보다 더 크다. 긍정의 미학으로 아름답고 밝음의 예술을 지향하는 작가들이 있는가 하면, 세상의 어둠을 바라보는 자가 있다. 어둠 또한 삶의 일부분이기에 외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바라봄도 필요하다. 이때 세상을 어둡게 묘사한 예술과 어두운 면을 보는 예술은 구별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악과 부패 그로테스크로 일관하며 인간본성의 끝을 표현해 내는 근래의 현대미술이 세상을 어둡게 묘사하는 예술이라면, 파랑의 작업은 세상의 어둠을 바라보는 그림이다. 작가는 외면하고 싶은, 숨기고 싶은 그러나 누구나 지니고 있는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과 어두운 일면을 담담히 작품으로 표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파랑의 그림에는 지독한 그리기의 열망이 삶의 열망으로 환원되어 나타나고, 바라보는 이들에게는 또 다른 나를 만나게 하는 묘한 매력을 선사한다. ■ 고경옥

출처 : 네오룩 http://neolook.com/archives/20140508a

 

Posted by {rang}

이랜드 스페이스 4기 작가공모 결과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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